한일합동교육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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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뜻하지 않았던 귀한 선물! Thursday, 08.11.27 ( 1262h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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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일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기 직전의 저녁!
뜻밖의 소포를 받았습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의 소포, 황당하게 생각하면서 뜯어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칠기 쟁반과 두 통의 편지가 있었습니다. 한 통은 일본어, 한 통은 한국어 편지였습니다. 1년 전 타계하신 아사이 선생님의 사모님으로부터 온 것이었습니다. 그 내용을 온 그대로 소개합니다. 전혀 생소한 이름인 것은 소포를 보낸 사람의 주소가  한국에 와 있는 아사이유키에 선생님의 조카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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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종 선생님 귀하

어느덧 겨울이 우리곁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만, 송석종선생님께서는 건강하게 활약하시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송석종 선생님을 비롯한 한국측 회원 여러분께서는, 제 남편인 아사이요시오(淺井良雄)에 대하여 깊은 마음을 보여주셨음에도 불구하고, 답례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오늘까지 지낸 무례를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송석종선생님께서는 요시오의 장례식에 일부러 한국에서 참석해 주셔서,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편도 아마 기뻐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남편은 작년 2007년 4월부터 병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만, 병명이 판명된 곳은 3 번째 병원에서 였습니다. 그 때에는, 암세포가 전신의 근육이나 뼈에 이미 전이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폐암을 원인으로 하는 전이였다고 합니다.
그 일로부터 타계한 12월 19일까지 그는 암과 싸웠습니다. 실제로는 항암제의 부작용과 아픔과의 싸움이었습니다. 그는 주말에 외박허가를 받고 자택에서 지내는 것을 즐거워하며 병과 싸웠습니다. 자택에서는 침술, 뜸질 치료도 하고 있었습니다. 병상이 좋아지기 위한 노력은 최후까지 무엇이든 하고, 불평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11월 초순에는 자택에 돌려 보내졌고, 12월 18일까지는 자택에서의 투병생활이었습니다. 호스피스에 가는 것을 싫어해서 거부했습니다. 자택에서 최후의 순간을 지낼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만, 마지막 순간에는 지독하게 괴로워했기 때문에 앰블런스로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이것 때문에 자택에서 최후의 순간을 지낼 수가 없었습니다만, 가족의 보살핌을 받으며 조용히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투병 중에, 자기 어머님의 죽음과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일시외박허가를 받고, 집에 돌아가고, 장례식 준비의 감독을 맡고, 어머님을 배웅했습니다. 실제로는, 그는 어머님의 장례식 자체에는 참석할 수 없었습니다만, 어머님의 사십구제 행사도 지켜본 후에, 그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신의 불치의 병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싸우고 있었던 남편의 모습을 상기할 때마다, 마음이 괴로워집니다.
59년의 그의 인생 중, 일한합동수업연구회 회원으로서의 활동은 대단히 충실했다고 봅니다. 그는 일본인으로서, 인간으로서, 교원으로서, 한반도에 큰 관심을 계속 가져 왔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일합동수업연구회 여러분과의 교류는 마음속으로부터 바라고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은 교류회 자리에서 한국측 회원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에 보이는 그의 만면의 웃음을 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미소는 그가 손자를 안고 있을 때 밖에 보이지 않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런 남편으로서는, 자신의 장례식에 송석종선생님이 서울에서 오셨던 것은 큰 기쁨이었을 것입니다. 다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송석종선생님을 직접 만나 뵙고 인사할 수 없어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동봉한 물건은, 가나가와현의 특산물인 “카마쿠라칠기”의 쟁반입니다. 대나무의 모양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남편의 곧은 성격이나 삶의 태도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송석종선생님의 가일층 건강과 활약을 기원합니다.

2008년 11월
아사이 유키에(淺井幸枝)

추신: 이 편지는, 현재 한국 주재중인 조카에게 일본어로 맡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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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작년 12월 22일 장례식을 다녀와서 홈피에 쓴 글입니다.
  
존경하는 아사이 선생님! 진심으로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언제나 은은하신 사모님의 그  의연하고 청초한 모습...... 힘 내세요! 그리고 아들과 딸 등 두 분의 자녀, 그리고 손녀 등 모든 친척과 제자 그리고 지인들 모두 힘내세요!
비록 아사이 선생님은 하늘의 부름을 받았지만, 그 분이 남긴 사랑의 숨결과 마음씨, 더구나 이웃 나라의 전통까지도 사랑하시며 장구를 가르치면서 그 사랑을 교육으로 몸소 실천하셨습니다. 한일합동교육연구회의 큰 지짓대가 무너졌습니다. 하지만 아사이 선생님의 그 정신 우리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12월 21일 아사이 선생님의 마지막 가는 길이 새삼 떠오릅니다. 가와사키현 옷바마 사이안에  11시 40분 식장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와 계시던 하타노 선생님과 하야시 선생님의 도움으로  생소한 절차를 밟았습니다. 식장에 들어가는 입구에 선생님의 생전 사진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한일합동연구회 교류회 때 사진들이 여러 장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환하게 웃으시는 얼굴을 보니까, 지난 교류회 때 선생님의 정이 넘치는 행동과 잔잔한 미소가 떠오르며  숙연해졌습니다. 그리고 식장에는 농악 소리가 울려 나옵니다. 선생님의 한국 사랑을 생각하니까 가슴이 더욱 뭉쿨해집니다. 전면에 흰 국화를 비롯한 각종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으며, 그 꽃 사이에 팻말이 꽃혀 있었습니다. 그 중에 일한합동수업연구회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중 분향단이 있었고, 좌우에 친척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세번째 줄에 앉았습니다. 이어 12시부터 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아사이 선생님 사모님이 시주(제주)가 되어 입장을 하셨습니다. 의연하고 단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어 집레자들의 독경을 들으면서 참배객들은 분향을 했습니다. 그 절차를 익히려고 다른 조문객의 모습을 유심히 보면서 따라했지만 어색했습니다. 그리고 입고 간 양복의 얼룩이 자꾸 신경이 쓰이더군요! 여기에서 아사이 선생님은 어느덧 객체로 전락하고 주위 환경을 의식하는 제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천국에서 환하게 웃으시는 선생님을 떠올렸습니다.
분향이 끝나고 이제 선생님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기 위한 절차로 관두껑을 엽니다. 집례자들이 제단의 꽃을 따서 상자에 담습니다. 그리고 사모님을 비롯한 친척들이 그 꽃을 시신 위에 얹어 놓습니다. 저도 흰 국화꽃을 한 웅큼 집어서 선생님의 몸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얼굴을 보니까 영정 사진의 웃는 모습과는 대조되어 그 동안의 육체적 고통도 떠오르더군요! 하지만 이제 평안히 가소서! 선생님의 남긴 그 발자취는 계속될 것입니다. 그 증거로 제자인 듯 한 조문객이 울음을 터뜨리면서 고인을 추모합니다. 더구나 사모님이 장구채를 비단주머니에 싸서 집어넣습니다. 선생님의 이웃 사랑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이 자리에 내가 온 것도 아사이 선생님의 유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캐딜락에 실려 선생님의 육신은 식장을 떠나셨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남기신 유업! 이는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고 영원한 기업으로 남을 것입니다.
아사이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 그 뜻 우리가 이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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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이 주마등같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이분법적이며 배타적인 모습에서  어느덧 인간과 소통을 생각하는  모습을.......
어찌 회환의 정이 없으련만, 2008년 말, 저 스스로도 짜증이 나면서 회를 잊어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 편지를 받는 순간 아사이 선생님 부부의 만면에 웃음이 떠오르고, 그의 이웃 사랑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내 몸과 같이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죽는 순간까지 이 작은 모임인 우리 한일합동교육연구회를 사랑했던  아사이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입니다. 그리고 아사이유키에 선생님의 편지 내용 속에서 투병 중에도 손자를 돌 볼 때와 우리 회를 생각할 때 만면에 웃음을 지으셨다는 그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 모습이 이어지며 늘 교류회 때, 내외가 한복을 입고 저희를 맞아주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고맙습니다, 아사이유키에 선생님!
고인이 그렇게 사랑했던 회를 떠날 궁리만 하고 일상생활의 안일함을 추구했던 저의 모습을 인식시켜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뜻하지 않은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이웃 땅에 살아 숨쉬면서 죽어서까지도 우리 회를 그토록 사랑했던 선생님!  그 따뜻한 마음씨를 생각하니까 다시끔 마음이 뭉클해 집니다. 그 선물에......
저에게는 다시끔 주위의 여러 사람의 사랑을 확인하게끔하는 그 고마운 선물.......
아사이 선생님! 선생님의 유지가 살아있는 한 우리 회는 세상의 작은 등불을 유지하겠습니다. 비록 힘이 들 때가 오더라도 선생님이 보여 준 사랑이 우리의 버팀목이 되어 줄테니까요! 그리고 사모님! 힘 내세요!
회원 여러분! 이 작은 우리 회를 처음 나왔을 때를 기억합시다. 죽을 때 한일합동교육연구회의 화환과 일본에서 조문 온 선생님의 모습을 그려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성호   다시금 맘이 짠해지네요. 이 글을 읽고 벅차오르는 감동은 비단 저 뿐일까요? 한일간의 교류에 우리 연구회가 적쟎은 공헌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밝게 웃으시던 아사이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세요~~~. 2008/11/30   
정광식   예, 새삼 그리워지는 좋은 분이십니다. 아사이선생님! 서방정토에서 극락왕생하세요.!! 2008/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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